[무등일보 스크랩] 한달에 한번 찾아오는 행복, 푸드마켓 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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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운조루에 200년이 넘은 원통형 뒤주에는 '타인능해'(他人能解)라는 글씨가 붙여져있다.
'누구나 열 수 있다'는 이 말은 누구든지 배고픈 사람들은 언제든지 와서 뒤주를 열고 필요한 만큼
쌀을 가져갈 수 있도록 나눔정신을 실천했다.
'타인능해'의 정신처럼 광주 도심 속에 위치한 북구 오치동 행복나눔푸드마켓에서
한 이용자가 원하는 물품을 골라 필요한 만큼 가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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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도심서 만나는 운조루 '타인능해'
기부된 식료품 취약계층에 나눠…물품 선택 가능 잇점
지역사회의 여유식품과 생활물품을 필요처에 전달 효과
"원하는 생필품을 골라 가져갈 수 있어서 생활에 큰 도움이 돼요"
광주 북구 오치동에 위치한 행복나눔푸드마켓.
오치종합사회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이곳은 지난 2009년 6월 광주에서 제일 먼저 생긴 푸드마켓이다.
광주 각처에서 기부받은 여유식품과 생필품을 진열해 보호대상자들이 직접 한달에 한번씩 5개까지
가져갈 수 있다.
주식인 쌀 뿐만 아니라 가공식품과 조미료 등 반찬을 원하는 것을 골라 가져갈 수 있다.
유통기한이 1달에서 2달 이상인 가공식품과 쌀, 부식류와 조미료 등의 식료품과 더불어 샴푸, 세제등
생활용품 가운데서 필요한 상품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마련돼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것은 5㎏짜리 쌀인데, 한달에 입고되는 200㎏ 쌀이 며칠만에 다 나갈 정도로 인기라
이용자들이 쌀을 가장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조미료 표면에는 유통기한이 쓰여진 스티커가 크게 붙어 있어 이용자들이 유통기한을 잘 확인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곳의 이용자들은 차상위계층이 70%를 차지하는데 이는 기초생활수급자에 비해 혜택이 부족한 이들
을 배려하기 위한 것이다.
물품은 CJ, 금호, 미니스톱, 오뚜기를 비롯한 기업들에서 후원받고 개인후원가들에게 후원금을 받아
물품을 구입하기도 한다.
오늘 이곳을 처음 찾았다는 차상위계층 A(55·여)씨는 "물건이 다양해서 생활에 큰 보탬이 될 것같다.
세제같은 물품은 필요해도 쉽게 구매하기 부담스러웠는데 다행이다"고 반겨했다.
푸드마켓은 회원등록을 마친 마켓 카드를 소지하면 이용 가능하다.
이용횟수가 정해져 있는 것은 보다 많은 이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이용 가능한 기간은 차상위계층이 12개월, 수급자는 9개월간이며 이 기간이 끝나면
다른 이용대상자들에게 이용권한이 주어진다.
한달 평균 300여명의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으며 푸드마켓이 없는 담양과 장성에서 연락이 오면
직접 배달해주기도 한다.
푸드마켓을 관리하는 사회복지사 장재석(31)씨는 "푸드마켓은 후원받은 물품을 필요에 따라
효율적으로 나누기 위해 만들어졌다. 기업기탁과 개인기탁을 비롯해 쌀 직판장의 후원을 받으며
한정된 양을 더 많이 나누려다보니 수혜자를 순환해서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오치종합사회복지관은 푸드마켓과 더불어 푸드뱅크도 운영한다.
푸드뱅크는 기부받은 식품 가운데 유통기한이 짧은 빵과 우유, 채소 등을 취합해 관내 취약계층에게
분배한다.
이날은 기부받은 쪽파를 50여개의 봉투에 나눠담아 인근에 사는 취약계층에게 전달했다.
받는 것이 멋쩍어 찾아오지 않는 이들을 위해 인근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의 협조를 받아 아파트에
배달을 나가기도 한다.
혜택을 받는 대상은 사례관리팀을 운영해 300여 가구를 선정해 물품을 지원하고 있다.
이같은 푸드마켓과 뱅크는 광주에 각각 3곳과 14곳이 운영되고 있다.
신창수 오치종합사회복지관장은 "푸드마켓과 푸드뱅크는 물품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기능을
하는 것은 물론 지역의 여유물품을 순환하는 기능을 한다. 지역사회의 후원을 통해 더 많은 이들에게
작은 행복을 선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충섭기자 zmd@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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